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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경제, 석유왕국 '탈출 선언'…"석유만 파는 나라 아니다"관광비자 내년 상반기 발급…석유의존도 90→50%로 낮춰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7.12.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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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신문 이경열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나치게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19일(현지시간)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석유의존도를 약 50%까지 낮추겠다"며 "(경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12개 프로그램이 '비전 2030'의 틀 안에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석유 부문은 사우디 정부 세입의 87%, 수출 이익의 90%, 국내총생산(GDP)의 42%를 차지한다.

사우디 정부의 내년 예산 집행은 민생 안정과 민간 부문 활성화로 요약된다.

사우디 경제 정책을 세우는 경제개발위원회 의장인 실세왕자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은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고 재정 안정을 달성하는 정부 노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 부문을 활성화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재정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모하마드 압둘라 알자딘 재무장관도 "정부는 민간 부문의 모든 요구에 대응하고 잠재적인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그들과 10여 차례 회의를 열었다"면서 "(정부 부문의) 민영화를 연구하는 특별 기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이날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은 사상 최대 규모다.

사우디 정부는 내년 재정수입을 7천830억 리얄(약 227조원·올해 대비 12.6%↑)로 책정하고 지출을 9천780억 리얄(약 283조원·올해 대비 9.9%↑)로 잡았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1천950억 리얄(약 6조원)으로 예상된다.

재정수입 가운데 석유 부문의 비중은 올해와 비슷한 63%(4천920억 리얄)이었다.

지출을 살펴보면 국방비가 2천100억 리얄(약 61조원·올해 대비 12.1%↓)로 가장 많았고 교육이 1천920억 리얄, 보건·사회개발 예산이 1천470억 리얄 등이었다.

사우디는 저유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5년 재정적자가 건국 이래 최대인 3천262억 리얄을 기록한 뒤 지난 2년간 점차 누그러지는 추세지만, 저유가가 지속하고 예멘 내전 전비 부담 등으로 재정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도 예상 재정적자는 GDP의 8%(올해 9.2%) 정도다. 2023년에 재정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살만 국왕은 설명했다.

저유가 장기화로 변화가 점쳐졌던 달러 페그(달러 대비 고정환율제)는 현행대로 유지한다면서 앞으로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또 사우디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0.5%로 금융 위기로 유가가 급락했던 2009년(-2.1%) 이후 8년 만에 역성장했다면서 내년엔 2.7%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AFP통신은 사우디 관광·유산위원회 술탄 빈살만 위원장을 인용, 내년 1분기부터 관광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술탄 빈살만 위원장은 "내년 1분기부터 사우디 방문이 허용되는 모든 국적자에게 전자식 관광비자를 최대한 낮은 수수료로 발급할 것"이라면서 "현재 관련 법규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그간 걸프 지역 국가 등 매우 제한적인 곳 외에 외국인에게 관광 목적의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다.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도 정부가 지정한 여행사와 호텔을 이용해야 했다.

그는 "사우디는 단지 석유만 파는 나라가 아니다"라면서 "사우디는 (관광지로서) 큰 보물이지만 이슬람 종주국으로서의 가치를 포기하면서까지 관광에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이슬람의 종주국인 만큼 종교 유산, 유적과 홍해 변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보유했지만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적용해 비(非)무슬림의 입국을 엄격히 통제했다.

그러나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계획에 따라 탈(脫)석유 시대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관광 산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올해 8월 홍해변 50개 섬과 해안을 묶은 호화 관광특구 개발을 발표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경열 기자  webmaster@ed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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